항문이 가렵고 피가 살짝 비치면 대부분 연고부터 찾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약국에서 치질 연고를 사서 며칠 바르니 통증이 가라앉아서 "아, 다 나았나 보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증상이 잠잠해진 것과 치질이 실제로 치료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연고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직접 겪고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치질 연고의 증상완화 원리치질 연고를 바르면 꽤 빠르게 편해집니다. 이 효과가 어디서 오는지 처음엔 별로 궁금하지 않았는데, 반복해서 쓰다 보니 궁금해지더라고요.대부분의 치질 연고에는 국소마취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국소마취제란 피부나 점막의 신경 전달을 일시적으로 차단해 통증과 가려움을 빠르게 줄여주는 성분을 말합니다. 바르고 나서 20..
와이프가 임신 중에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핑 돈다고 할 때마다, 저는 그냥 "혈압이 낮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단순히 혈압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자율신경계가 뇌로 보내는 혈액량을 순간적으로 맞추지 못해서 생기는 반응이었습니다. 혈압을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된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혈압은 자율신경계의 신호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혈압이 높으면 무조건 나쁜 것, 낮으면 좀 괜찮은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혈압이란 건 애초에 "몸이 지금 이만큼의 혈액을 필요로 한다"는 신호에 따라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가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자율신경계란 심장 박동, 혈압, 소화처럼 우리가 의식하지 ..
성인 난청 유병률은 전 세계 인구의 약 20%에 달합니다. 저도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꽤 놀랐습니다. 이어폰을 달고 사는 일상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귀에서 삐 소리가 나고 대화 중에 자꾸 되묻게 되는 일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피로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난청은 조기에 원인을 파악하지 않으면 회복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냥 두면 안 되는 문제입니다. 난청의 원인, 나이 탓만은 아닙니다난청을 노화와 연결 짓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노인성 난청(presbycusis)은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노인성 난청이란 달팽이관 내부의 청각세포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손상되어 특히 고음역대부터 잘 들리지 않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가족 중에 TV 볼륨을 유독 크게 틀어놓는 분이 있다..
인공눈물을 하루에도 몇 번씩 넣었는데 눈이 여전히 뻑뻑하다면, 그건 눈물의 양이 아니라 눈물막 구조 자체가 무너진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오랫동안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시는 걸 곁에서 지켜보면서, 저도 그 불편함이 단순한 건조 문제가 아닐 수 있겠다는 걸 직접 느꼈습니다. 안구건조증, 인공눈물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어머니는 수년 동안 인공눈물을 달고 사셨습니다. 외출할 때도, 집에서 TV를 보실 때도 항상 손에 안약을 쥐고 계셨는데, 증상은 크게 나아지지 않으셨어요. 넣자마자 잠깐 시원하다가 금방 다시 뻑뻑해진다고 하셨는데, 그때는 저도 그냥 건조증이 심한 분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안구건조증이라고 해서 모두 눈물 분비 자체가 부족한 건 아니었습니다. 눈 표면에는 눈물이..
배가 아픈데 검사를 해도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지요. 저는 그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함께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질환이 단순히 "신경성"이라는 한 마디로 정리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압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겪어온 경험과 전문가 정보를 바탕으로, 이 증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실제로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뇌-장 축의 배신화장실을 나오기 직전까지는 아무 신호도 없었는데, 현관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배가 조여드는 느낌. 저는 이 패턴을 수십 년째 겪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체질이려니 했는데, 알고 보니 이건 뇌-장 축(Brain-Gut Axis)이라는 구조와 관련이 깊습니다. 여기서 뇌-장 축이..
솔직히 저는 트램펄린에서 떨어지기 전까지 고관절이 얼마나 중요한 뼈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쳐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걷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복잡하고 소중한 일인지를요. 고관절 골절은 단순히 뼈 하나가 부러지는 사건이 아닙니다. 골절 위치와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고, 고령자에게는 1년 사망률 약 20%라는 냉혹한 수치가 따라붙는 질환입니다. 고관절 골절 종류에 따른 치료법제가 직접 다쳐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냥 깁스하면 되는 거 아닌가"였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훨씬 복잡했습니다. 고관절 골절은 골절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치료 방향이 세 갈래로 나뉩니다.첫 번째는 대퇴 경부 골절입니다. 대퇴 경부란 대퇴골 머리(골두) 바로 아래 잘록하게 좁아지는 목 부분을 가리..
유독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몰리던 시기에 발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꼈을 때, 저는 솔직히 그냥 '요즘 무리했나 보다'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발기부전이라는 게 단순한 컨디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초기 증상부터 혈관 질환과의 연관, 그리고 치료 방법까지, 제가 실제로 들여다본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발기부전 초기증상, "아예 안 되는 것"만이 아닙니다저도 처음에는 발기부전이라고 하면 아예 반응이 없는 상태만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직접 관련 내용을 찾아보고 나서야, 제가 경험했던 그 애매한 감각에 이름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바로 강직도 저하, 즉 발기가 중간에 풀리는 증상이 초기 발기부전의 가장 흔한 신호라는 겁니다.여기서 강직도란 음경 해면체(corpus..
오토바이에서 한 번 떨어져 본 사람은 압니다. 땅에 닿는 순간 어깨가 먼저 박히고, 그 다음에야 통증이 밀려온다는 걸. 저도 어릴 때 오토바이 사고로 어깨 주변을 크게 다쳤는데, 그때 앰뷸런스 안에서 느꼈던 그 묵직하고 둔한 통증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견갑골 골절은 단순한 어깨 부상이 아닙니다. 그 골절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심각한 충격이 몸 전체를 훑고 지나갔다는 신호입니다. 견갑골 골절의 동반손상견갑골(scapula), 즉 어깨뼈는 사실 꽤 부러지기 어려운 뼈입니다. 두꺼운 근육층이 사방을 감싸고 있어서 웬만한 충격은 흡수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형외과 분야에서는 견갑골 골절이 확인되면 "이건 단순 낙상이 아니다"라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실제로 고에너지 외상(high-energy ..
손이 조금 떨리는 것,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겨도 될까요? 제가 지인을 통해 파킨슨병을 가까이서 접하기 전까지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알고 보니 파킨슨병은 단순한 손떨림이 아니라 걷고, 먹고, 입는 모든 일상 동작에 영향을 주는 만성 신경퇴행성 질환이었습니다. 완치는 어렵지만, 제대로 알고 관리하면 충분히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파킨슨병 증상, 손떨림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제가 지인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손이 좀 떨리는 병이구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분이 겪는 불편함은 제 예상을 훨씬 넘어섰습니다.파킨슨병은 뇌 안의 기저핵(basal ganglia)이라는 영역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합니다. 기저핵이란 뇌 깊은 ..
팔꿈치 골절은 성인 골절의 약 2%를 차지하지만, 치료 난이도는 생각보다 훨씬 높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겨우 2%인데 뭐가 어렵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단순히 뼈만 붙이는 게 아니라 관절의 각도와 움직임 전체를 되살려야 하는 골절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부위가 비슷하게 부러졌어도, 40대와 80대의 치료 전략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팔꿈치 골절, 치료법 왜 이렇게 까다로운 걸까요예전에 친한 친구가 팔꿈치 부근을 다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저도 어렸고, 그냥 시간이 지나면 나을 줄 알았는데 친구는 꽤 오랫동안 병원을 다니며 재활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팔꿈치 골절에 대해 제대로 들여다보고 나서야 그때 친구가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비로소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