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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진단 과정, 증상, 전이)

minsa1000 2026. 9. 1. 17:18

목차


    솔직히 저는 암이 제 또래 사람 얘기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지인이 만 32세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엔 말 그대로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불과 1년 전 건강검진에서 이상 없다는 결과를 받았는데도 암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글은 지인이 직접 영상으로 기록한 진단 전 증상부터 확진까지의 과정을 바탕으로, 제가 이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것들을 함께 풀어낸 글입니다.

     

    대장음 진단 과정:  몸의 신호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아무도 몰랐을까?"였습니다. 그런데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다 보니, 오히려 "이 상황에서 누가 암을 의심할 수 있었을까?"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지인은 2023년 10월, 만 31세 때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간에 혈관종 소견이 있어 복부 CT까지 추가로 찍었고, 위내시경과 뇌 CT도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전부 이상 없음이었습니다. 단 하나, 대장내시경만 빠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몸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겨울부터 오한이 심해지고 감기를 달고 살았습니다. 2024년 1월에는 생리통이 다시 심해졌고, 3월에는 돌발성 난청이 왔습니다. 돌발성 난청이란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청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이 경우 저주파 대역이 손상되어 낮은 음역의 남성 목소리나 환풍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치료를 위해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2주간 복용했고, 이로 인한 불면증과 면역력 저하가 이어졌습니다.

    그다음 방광염, 외이도염이 연달아 찾아왔고 항생제를 계속 복용했습니다. 혈액순환 개선을 위해 한약까지 복용했는데, 먹자마자 복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인은 이것을 한약 부작용으로 여겼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이미 대장이 종양으로 좁아진 상태에서 장운동이 자극되며 나타난 통증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이 대목에서 무섭다고 느낀 건, 이 증상들 하나하나는 전부 흔한 질환이었다는 점입니다. 돌발성 난청도, 방광염도, 복통도 각각 단독으로 보면 특이할 게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났다는 점, 그리고 면역계 전반이 무너지는 흐름이 있었다는 점을 지금은 다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2024년 8월, 베트남 여행 중에도 소화가 전혀 안 되고 숙소에 누워만 있었습니다. 귀국 후에는 음식을 먹으면 구토하는 증상이 생겼고, 내과 세 곳을 돌아다니며 위장약과 장염약을 처방받았습니다. 당시 지인의 나이가 만 32세였기 때문에 어느 의사도 대장암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저는 의료진을 비판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30대 초반 환자에게 반사적으로 암 감별을 시도하는 것은 임상 현장에서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 이야기가 알려주는 건, 증상이 반복되고 악화될 때 환자 스스로가 "더 깊이 봐 달라"고 요청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정기 건강검진에서 하복부 초음파를 추가한 것이었습니다. 기본 항목에 없는 하복부 초음파를 본인이 직접 선택해 추가했고, 거기서 난소에 종괴(혹)가 발견되었습니다. 종괴란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긴 덩어리를 의미하며, 양성과 악성 모두 가능합니다. 지인은 당시 난소 양성 종양 수술 정도를 걱정했지만, 산부인과 질식 초음파에서 선생님이 1초 만에 굳은 표정을 짓고 당장 CT를 찍자고 했을 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CT 결과를 확인한 의사는 "장기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고려대학교 병원으로 연결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당일 바로 국립암센터에도 전화해 다음 날 오전 9시 진료를 잡았습니다. 국립암센터에서는 CT 영상을 보고 난소암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CEA(암배아항원) 수치와 CA-125 수치를 비교한 결과 대장 원발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CEA란 주로 대장·위·폐 등 복부 장기의 암 여부를 확인할 때 보는 혈액 종양표지자이고, CA-125는 난소암을 선별하는 데 쓰이는 수치입니다. 두 수치를 비교해 CEA가 상대적으로 더 높으면 대장 원발 전이암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담당 교수의 설명이었습니다.

    그다음 날 대장내시경을 실시했습니다. 대장이 종양으로 거의 폐쇄된 상태였기 때문에 내시경 약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복통과 미주신경성 실신이 다섯 차례 발생했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이란 극심한 통증이나 스트레스가 미주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는 증상입니다. 내시경 결과 대장암이 확진되었고, 이미 간과 골반 등 복수 장기에 전이가 확인된 상태였습니다.

    지인이 처음 혈액 종양내과로 안내받았을 때 수술 가능 여부를 묻자, 담당 의사는 "수술은 연명치료 수준"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저도 잠시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 2023년 10월: 건강검진 (대장내시경 미실시), 이상 없음
    • 2024년 1~3월: 오한·생리통 악화, 돌발성 난청 발생 및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
    • 2024년 4~7월: 방광염·외이도염 반복, 항생제 장기 복용, 한약 복용 후 복통 시작
    • 2024년 8월: 해외여행 중 소화불량 극심, 귀국 후 구토 반복, 내과 3곳 방문 → 위장약·장염약 처방
    • 2024년 9월: 건강검진 하복부 초음파 추가 → 난소 종괴 발견 → CT → 국립암센터 → 대장암 확진 및 다발성 전이 확인
    요약: 1년여에 걸쳐 면역·소화·청력 이상이 연속으로 나타났지만 각각 단독 질환으로 치료받았고, 본인이 선택한 하복부 초음파 한 항목이 결정적 단서가 되어 대장암 확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증상과 전이: 젊은 대장암을 왜 늦게 발견할 수밖에 없는가

    제가 이 이야기를 들으며 가장 오래 생각한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왜 이렇게 늦었을까가 아니라, 왜 이 상황에서 빠를 수 없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국립암센터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 순위에서 3위 안에 꾸준히 드는 암종이지만, 40세 미만 환자 비율은 전체의 약 5~6% 수준에 불과합니다(출처: 국립암센터). 발생 빈도 자체가 낮기 때문에 30대 초반의 젊은 환자에게 대장암 감별 진단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임상에서 감별 진단이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질환 중 실제 원인 질환을 가려내는 과정인데, 유병률이 낮은 질환은 감별 우선순위에서 자연히 뒤로 밀립니다.

    이 지인의 경우 혈변이 없었다는 점도 발견을 어렵게 만든 요인입니다. 대장암의 대표 증상 중 하나는 혈변인데, 내시경 도중 담당 의사가 직접 혈변 여부를 물었을 만큼 이 증상이 없었다는 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실제로 대장암이 우측 결장에 발생하면 혈변이 뚜렷하지 않고 빈혈, 피로, 체중 감소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양 위치에 따라 증상 양상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우처럼 대장암이 난소로 전이되어 난소 종괴처럼 보이는 사례가 있습니다. 이를 크루켄베르크 종양(Krukenberg tumor)이라고 하는데, 위·대장 등 소화기 원발 암이 복막을 타고 난소로 전이된 형태를 말합니다. 처음 하복부 초음파에서 난소 종괴가 보였고 산부인과에서도 난소암 가능성을 먼저 언급했지만, 혈액 종양표지자인 CEA가 CA-125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국립암센터 교수가 대장 원발을 먼저 의심했습니다. 이 판단이 없었다면 치료 방향 자체가 달라졌을 것입니다.

    제가 이 부분을 공부하면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대장암 고위험군(가족력, 용종 병력 등)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 45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진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대장항문학회). 그런데 이 지인은 31세였고, 가족력도 없었습니다. 가이드라인 기준으로는 검진 대상조차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 의료 시스템의 실패로만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가이드라인은 통계적 다수를 위한 기준이고, 예외적인 발생은 그 기준 밖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험에서 우리가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제 결론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복수의 염증 질환이 짧은 기간에 연달아 발생한다면, 그것이 단순 면역력 저하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배경에 있는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지인 역시 당시 정신건강의학과까지 다닐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빴는데, 그 의사가 검사 여부를 물었을 때 "몇 달 전 건강검진을 했다"고 답하면서 넘어갔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다른 하나는 건강검진 항목을 고를 때 기본 구성에만 맡기지 말고, 자신의 증상에 맞춰 추가 항목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지인이 하복부 초음파를 직접 추가하지 않았다면 이 발견 자체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요약: 30대 대장암은 가이드라인 검진 대상이 아니고 혈변 없이 소화기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발견이 늦어지기 쉬우며, 종양표지자 CEA와 CA-125 비교 분석이 원발 부위를 가려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30대에도 대장암이 걸릴 수 있나요?

    A. 드물지만 발생합니다. 국내 대장암 환자 중 40세 미만 비율은 5~6% 수준으로, 전체 발생 건수로 보면 적지 않습니다. 가족력이 없고 건강하게 생활하던 사람도 예외가 아닙니다. 가이드라인상 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연령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증상이 있을 때 더 적극적으로 검사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혈변이 없어도 대장암일 수 있나요?

    A. 있습니다. 대장암의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는데, 특히 우측 결장에 종양이 생기면 혈변보다 만성 빈혈, 피로, 복부 불편감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혈변이 없다는 이유로 안심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Q. CEA랑 CA-125가 뭔가요? 어디서 검사받을 수 있나요?

    A. CEA(암배아항원)는 대장·위·폐 등 복부 장기 암을 선별할 때 쓰는 혈액 종양표지자이고, CA-125는 주로 난소암 여부를 확인하는 데 쓰입니다. 두 수치를 비교하면 전이암의 원발 부위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으며, 건강검진 추가 항목이나 내과·산부인과 진료 시 요청하면 측정 가능합니다.

     

    Q. 건강검진을 최근에 받았는데도 암이 생길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건강검진은 검진 시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며, 특정 항목이 빠져 있으면 해당 부위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 사례에서도 1년 전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지 않은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검진 결과 이상 없음이라는 말을 "모든 것이 괜찮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국립암센터는 일반인도 바로 예약이 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의뢰서(진료의뢰서) 없이도 예약이 가능하지만, 이 사례처럼 암 의심 소견이 있는 경우 전화 예약 시 상황을 설명하면 긴급하게 빠른 일정을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지인은 전화로 상황을 설명한 당일에 다음 날 오전 진료를 잡았습니다.

     

    결론

    제가 이 이야기 전체를 들으면서 가장 오래 마음에 걸린 문장은 지인이 직접 한 말이었습니다. 당시 베트남 여행에서 몸이 너무 안 좋았을 때, "아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증상이 있는데도 스스로 부정하게 만드는 상황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이야기를 접하기 전까지는 젊으면 괜찮겠지, 작년에 검진 받았으니 올해는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그 막연한 안도감이 오히려 더 위험하다는 걸 이번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몸에서 복수의 이상 신호가 짧은 기간에 연달아 나타난다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넘기지 말고 검진 항목을 직접 추가하거나 내시경처럼 놓쳤던 항목을 챙기는 게 필요합니다. 지인이 하복부 초음파 하나를 스스로 추가하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의 흐름은 완전히 달랐을 것입니다.

    지인이 지금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는 2부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힘든 과정을 직접 카메라 앞에서 기록하고 공유한 용기가 적어도 한 사람의 건강 습관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M48GKDA8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