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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발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찌릿한 통증. 저도 족저근막염을 겪으면서 처음으로 신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발을 고르려 보면 기준이 없으니 브랜드 리뷰만 뒤지다 지치기 일쑤죠. 직접 발이 아파보고, 치료도 받아보고, 이것저것 신어본 끝에 지금은 나름의 기준이 생겼습니다. 그 기준을 정리해 봤습니다.
아웃솔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
신발을 고를 때 대부분 디자인이나 쿠션감부터 보는데,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그러다 족저근막염이 생기고 나서야 신발 구조 자체를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신발은 크게 세 겹으로 나뉩니다. 바닥에 직접 닿는 바깥창인 아웃솔(Outsole), 그 위 충격을 흡수하는 중창인 미드솔(Midsole), 그리고 발이 직접 밟는 안창인 인솔(Insole)입니다. 여기서 아웃솔이란 지면과 맞닿는 가장 바깥쪽 창을 말하며, 이 부분의 단단함이 발의 피로도를 좌우합니다. 물렁물렁한 아웃솔은 걸을 때 발 전체가 일정하지 않게 꺾이면서 족저근막에 지속적인 자극을 줍니다.
일반적으로 쿠션이 좋을수록 발이 편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아웃솔이 너무 물렁하면 한두 시간 걷고 나서 오히려 발바닥이 더 지칩니다. 컨버스나 반스처럼 바닥이 얇고 낭창거리는 신발이 패션적으로는 훌륭하지만, 발 건강 기준에서는 장시간 착용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특히 에어포스 같은 경우 바닥이 상당히 단단해서 족저근막 보호 측면에서는 오히려 점수가 높습니다. 저도 에어포스를 꽤 여러 켤레 갖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닥이 빳빳하기 때문입니다.
신발 구매 전에 바닥을 한 번 비틀어보는 것만으로도 아웃솔 강성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쉽게 비틀어진다면 장시간 보행용으로는 피하는 게 낫습니다.
아치지지가 없으면 신발이 아무리 비싸도 소용없다
족저근막염 치료를 받으면서 의사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아치 지지"였습니다. 아치 지지(Arch Support)란 발의 내측 아치, 즉 발바닥 안쪽의 굴곡진 부분을 받쳐주는 구조를 말합니다. 발에는 내측 세로 아치, 외측 세로 아치, 횡 아치 이렇게 세 개의 아치가 있고, 이 구조가 체중을 분산시키는 스프링 역할을 합니다.
평발이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아치가 충분히 지지되지 않으면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과회내(Overpronation)가 일어납니다. 여기서 과회내란 발목이 안쪽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지면서 무게가 발 안쪽에 집중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족저근막에 집중적인 부하가 걸려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도 발이 아프기 전까지는 평발이 이렇게 다양한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신발 인솔을 꺼내 손을 대봤을 때 안쪽이 살짝 올라와 있는 형태가 좋습니다. 아식스 젤카야노처럼 미드솔 자체를 파서 아치 지지 구조를 만든 신발도 있는데, 제가 직접 신어봤더니 힐컵도 높고 발 전체가 딱 잡히는 느낌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울퉁불퉁한 곳을 걸어야 하는 날이나 오래 걸어야 하는 날에 이런 안정화를 신으면 발뿐 아니라 무릎과 골반의 피로도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걸 느꼈습니다.
출처: 미국 족부외과학회(AOFAS)에 따르면, 적절한 아치 지지가 이루어진 신발은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하중을 유의미하게 줄여줄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발 모양은 크게 평발, 일반 발, 아치가 높은 요족으로 나뉘며, 자신의 발 유형을 먼저 파악한 뒤 신발을 고르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 평발: 아치 지지가 충분히 높은 안정화(Motion Control) 계열 권장
- 일반 발: 아치가 살짝 올라온 형태의 범용 러닝화 또는 안정화
- 요족(아치가 높은 발): 쿠션 위주의 신발로 충격 분산에 집중
- 발볼이 넓은 경우: 가죽보다 메시 소재처럼 잘 늘어나는 갑피 선택
깔창 선택, 이것만 틀리지 않으면 됩니다
발이 아파서 깔창을 사러 갔다가 오히려 상태가 나빠져서 오는 분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건 저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아무 깔창이나 사서 넣으면 되겠지 싶었는데, 잘못된 깔창은 신발보다 더 빠르게 발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먼저 반깔창은 피하는 게 낫습니다. 신발 안에서 유격이 생겨 물집이 잡히거나 의도치 않게 발 위치가 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 깔창을 기본으로 선택하되, 가운데가 볼록하게 올라온 형태는 주의해야 합니다. 족저근막(Plantar Fascia)을 과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족저근막이란 발뒤꿈치뼈에서 발가락 기저부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섬유 조직으로, 발 아치를 유지하고 보행 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부분이 자극을 과도하게 받으면 염증으로 이어지는데, 그게 바로 족저근막염입니다.
올바른 깔창은 안쪽 아치 부분이 올라와 있어야 하고, 손으로 눌렀을 때 어느 정도 저항감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푹신한 깔창은 체중을 받으면 바로 눌려버려서 아치 지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아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의 깔창이 있다면 더욱 이상적입니다. 사람마다 아치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고정된 높이의 깔창 하나로 모든 발을 커버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맞춤깔창(Orthotics)은 자신의 발 형태를 정밀하게 분석해 제작하는 것으로 효과는 가장 좋지만, 비용이 20만 원 후반에서 50만 원대까지 올라가는 게 현실입니다. 여러 켤레의 신발에 각각 맞춤깔창을 맞추기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고, 제 주변에서도 비용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그렇다면 시중 깔창 중에서 안쪽 아치 지지와 단단한 소재 두 가지 기준만큼은 반드시 충족하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현실적인 차선책입니다.
발 건강은 신발 하나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제가 족저근막염을 겪으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건, 발이 아프면 발만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걸으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며 버텼는데, 실제로 몇 걸음 걷다 보면 통증이 약간 줄어들어서 안심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서 있거나 걸으면 저녁에 더 심하게 돌아왔고, 결국 병원에서 체외충격파 치료까지 받았습니다. 체외충격파 치료란 고에너지 음파를 손상된 조직에 집중시켜 혈류를 촉진하고 자가 치유를 유도하는 비수술 치료법입니다. 치료를 받고 나서 통증이 확실히 줄었는데, 이후 신발과 깔창, 스트레칭을 함께 관리했을 때 비로소 일상이 편해졌습니다.
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족저근막염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적절한 신발 선택과 함께 하지 근력 강화 운동 및 스트레칭 병행이 권고됩니다. 허벅지 근력, 즉 대퇴사두근이 약해지면 무릎 정렬이 무너지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발로 전달됩니다. 발을 아무리 좋은 신발로 감싸도 위에서 내려오는 하중이 불균형하면 결국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또 한 가지, 일반적으로 발은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습니다. 신발 없이 맨발로 잠깐 걷거나 발가락을 오므렸다 펴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지 않으면, 발 내재근의 기능이 떨어져 균형 감각 자체가 저하됩니다. 여기서 발 내재근이란 발 안에 있는 작은 근육들로, 발가락과 발 아치를 움직이며 보행 중 안정성을 담당하는 근육군을 말합니다. 쿠션 좋은 신발만 신다 보면 이 근육들이 쉬면서 약해질 수 있습니다.
용도에 따라 신발을 바꿔 신는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래 걷는 날에는 힐컵이 높고 아치 지지가 좋은 안정화, 가볍게 나가는 날에는 쿠션 위주의 신발, 집 근처라면 바닥이 어느 정도 단단한 슬리퍼로 다양한 환경을 발에 제공하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낫습니다. 한 가지 신발만 매일 신는 건 같은 근육만 반복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족저근막염이 있으면 어떤 신발이 좋은가요?
A. 아웃솔이 단단하고 안쪽 아치 지지가 있는 신발이 기본입니다. 제 경험상 바닥이 물렁한 신발은 단기적으로는 편하게 느껴져도 장시간 착용하면 오히려 족저근막에 부담을 더 주었습니다. 아식스 젤카야노처럼 힐컵이 높고 아치 지지가 탄탄한 안정화 계열을 먼저 신어보시길 권합니다.
Q. 깔창은 어떤 걸 사야 하나요? 반깔창도 괜찮은가요?
A. 발이 아파서 깔창을 구매하는 상황이라면 반깔창은 피하는 게 낫습니다. 신발 안에서 유격이 생겨 물집이 잡히거나 발 위치가 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 깔창 중에서 안쪽 아치가 올라오고 손으로 눌렀을 때 적당한 저항감이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신발은 온라인으로 사도 되나요?
A. 처음 구매하는 모델이라면 반드시 매장에서 신어보고 사는 걸 권합니다. 아치 지지감이나 힐컵의 착화감은 리뷰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이즈라도 브랜드마다 발볼이나 아치 위치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한 번 직접 신어보고 본인 발에 잘 맞는다고 확인한 모델은 그다음부터 온라인 구매를 해도 무리 없습니다.
Q. 평발인데 어떤 신발을 고르면 되나요?
A. 평발은 아치가 무너져 과회내가 일어나기 쉬운 발 유형입니다. 안쪽 아치 지지가 충분히 높은 모션 컨트롤(Motion Control) 또는 안정화 계열 신발이 적합합니다. 신발 자체의 인솔이 부족하다면, 안쪽 아치가 올라오고 단단한 소재의 깔창을 추가하는 방법도 현실적인 보완책입니다.
Q. 에어포스는 발 건강에 정말 좋은 신발인가요?
A. 아웃솔이 단단해 족저근막 보호 측면에서는 점수가 꽤 높습니다. 다만 기본 인솔에 아치 지지가 거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더니, 에어포스에 안쪽 아치 지지가 있는 별도 깔창을 넣었을 때 패션과 발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현실적인 조합이 됐습니다.
결론
발이 아팠던 시간을 돌아보면, 신발을 고를 때 너무 감각에만 의존했던 게 아쉽습니다. 아웃솔의 단단함, 안쪽 아치 지지, 깔창의 소재와 형태, 이 세 가지만 제대로 보고 골랐어도 훨씬 일찍 편해졌을 것 같습니다. 다만 신발과 깔창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려면 병원에서 발 평가를 받는 것이 먼저고, 하체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은 어떤 좋은 신발보다도 오래가는 투자입니다.
좋은 신발은 비싼 신발이 아니라, 오늘 제가 걸을 환경과 제 발 모양에 맞는 신발입니다. 일단 매장에서 직접 신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