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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야병 (가족력, 뇌출혈, 맞춤형 치료)

minsa1000 2026. 9. 11. 22:29

목차


    와이프한테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실감이 잘 안 났습니다. 직장 동료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는데, 원인이 모야모야병이라고 했습니다. 이름 자체가 처음이었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던 사람이었다는 말이 더 낯설었습니다. 그 이후 이 질환을 제대로 찾아보게 됐는데, 알면 알수록 단순히 머리가 아픈 병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뇌혈관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어느 순간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용하지만 위험한 질환이었습니다.

     

    모야모야병과 가족력, 남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모야모야병이 극히 드문 외국 사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동아시아,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서양보다 5배 이상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질환입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제가 직접 자료를 찾아봤을 때 이 수치가 꽤 놀라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유독 많이 발생하는 뇌혈관 질환이라는 점에서, 더는 남의 이야기로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가족력입니다. 환자의 약 10~20% 정도에서 가족력이 확인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가족력이란 3대에 걸쳐 직계 가족이나 사촌 이내의 범위에서 같은 질환을 앓는 환자가 두 명 이상인 경우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부모나 형제, 사촌 중에 모야모야병을 진단받은 분이 있다면 본인도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2011년에는 모야모야병과 관련된 감수성 유전자(susceptibility gene)가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감수성 유전자란 특정 질환 환자에게서 정상인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유전자를 말하는데, 이 병을 직접 유발하는 원인 유전자는 아니지만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 유전자는 17번 염색체에 위치한 RNF213 유전자로, 한국 환자의 약 80%, 일본 환자의 약 90%에서 이 유전자에 이상이 확인됐습니다. 현재 실제 병원에서도 이 RNF213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환자 본인뿐 아니라 직계 가족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가족력이 있다는 사실이 곧 병이 생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모야모야병이 있다고 해서 자녀에게 반드시 유전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가족 중에 이 병을 앓은 분이 있다면 무작정 걱정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상담하고 MRI 같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모야모야병은 동아시아인에게서 서양보다 5배 이상 높은 유병률을 보임
    • 환자의 10~20%에서 가족력 확인 — 직계 가족 포함 사촌 이내
    • RNF213 유전자 검사로 가족 발병 가능성 사전 예측 가능
    • 가족력이 있어도 반드시 발병하지는 않으므로 검사·상담이 우선
    요약: 모야모야병은 동아시아인에게 특히 많고, 가족력과 RNF213 유전자가 발병 위험과 관련 있어 가족 중 환자가 있다면 전문의 상담과 검사가 중요합니다.

     

    뇌출혈과 후방 모야모야 혈관, 위험한 이유

    와이프 동료분이 세상을 떠났을 때, 주변에서는 야근이 원인이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과로와 수면 부족, 스트레스가 몸 전체에 부담을 준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야모야병은 혈관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가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 인과관계를 제가 직접 확인한 것도 아니고, 의학적으로도 명확히 규명하려면 훨씬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 병에서 가장 무서운 부분은 뇌출혈(hemorrhagic stroke)입니다. 뇌출혈이란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 안에 출혈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하며, 모야모야병 환자에게서는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모야모야 혈관이 파열되면서 이 상태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일본의 22개 병원이 참여한 대규모 무작위 대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에서, 뇌출혈이 있는 모야모야 환자를 수술 치료군과 약물 치료군으로 나눠 5년간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약물 치료만 한 군에서는 31.6%가 재출혈을 겪은 반면, 수술한 군에서는 10% 미만으로 크게 낮아졌습니다(출처: J-STAGE 일본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이 수치는 제가 처음 봤을 때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2016년과 2018년 연구에서는 후방 모야모야 혈관의 위치가 뇌출혈 위험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란 뇌의 뒤쪽 영역에 발달한 비정상적인 혈관을 말하는데, 이 혈관이 관찰된 환자군에서는 연간 재출혈 발생률이 약 1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앞쪽에서 출혈이 발생한 경우와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아예 없는 무증상 모야모야 환자 109명을 추적한 연구에서, 6명에게서 뇌졸중이 발생했고 그 중 5명이 뇌출혈이었습니다. 무증상이라고 해서 위험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특히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확인된 경우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는 시각이 의료계에서 점점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요약: 출혈성 모야모야병에서 수술은 재출혈 위험을 크게 낮추며, 특히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있는 경우 무증상이라도 적극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맞춤형 치료가 핵심인 이유

    모야모야병의 치료를 공부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이 병은 이름이 같아도 환자마다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었습니다. 뇌혈관 상태, 증상 유무, 출혈 위치, 혈류량 저하 여부 모두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획일적인 치료 방침보다는 환자의 상태에 맞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는 전문의들의 판단이 저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치료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뉩니다. 약물 치료, 간접 바이패스 수술, 직접 바이패스 수술이 그것입니다. 여기서 바이패스 수술(bypass surgery)이란 막히거나 좁아진 뇌혈관 대신 새로운 혈류 경로를 만들어 주는 수술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막힌 도로를 우회하는 새 길을 내는 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간접 바이패스는 두피의 혈관이나 근육을 뇌 표면에 고정시켜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신생 혈관이 자라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수술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혈류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직접 바이패스는 두피 혈관을 뇌혈관에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수술 직후부터 즉각적인 혈류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한 수술인 만큼, 뇌혈관 외과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필요합니다.

    일본 후생성 모야모야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소아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는 직접법과 간접법 모두 효과가 있는 반면, 성인 환자에게서는 간접 수술법의 효과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이 가볍거나 없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수술을 미루는 방향으로 접근하지만, 뇌경색이나 뇌출혈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혈류 개선을 위한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현재 치료 방향의 핵심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한 가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습니다. 수술 합병증 발생률은 간접법과 직접법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어떤 치료법이 더 우월하다는 이분법보다는, 환자 개개인의 혈관 상태와 증상, 혈류 검사 결과를 종합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요약: 모야모야병 치료는 약물·간접 바이패스·직접 바이패스 중 환자의 혈관 상태와 증상에 따라 유연하게 선택하는 맞춤형 접근이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야모야병은 완치가 가능한가요?

    A. 현재까지 모야모야병 자체를 완치하는 약물은 없습니다. 다만 증상과 혈류 상태에 맞게 수술이나 약물 치료를 적절히 적용하면 뇌졸중을 예방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완치보다는 장기적인 관리와 정기 추적 검사가 더 현실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가족 중에 모야모야병 환자가 있으면 저도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모야모야병의 가족력은 전체 환자의 10~20% 수준에서 확인됩니다. 직계 가족이나 사촌 이내에 환자가 있다면 RNF213 유전자 검사나 뇌 MRI를 통해 발병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가족력이 있다고 반드시 발병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점에서 전문의 상담을 권합니다.

     

    Q. 무증상이어도 모야모야병이 위험할 수 있나요?

    A. 증상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최근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입니다. 무증상 성인 모야모야 환자를 추적한 연구에서 뇌출혈 발생 사례가 확인됐으며, 특히 후방 모야모야 혈관이 있는 경우 뇌출혈 위험이 높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무증상이더라도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Q. 모야모야병 수술 후 일상생활이 가능한가요?

    A. 수술 합병증이 없는 경우라면 일상생활에 큰 변화 없이 지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수술 후에도 뇌경색이나 뇌출혈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게나마 존재하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정기 검사와 추적 관찰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와이프 동료분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모야모야병은 저와 아무 상관 없는 희귀한 이름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병은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조용히 진행되고 있을 수 있고, 특히 동아시아인에게 빈도가 높으며 가족력까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야근이나 과로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몸에 누적되는 부담이 이미 취약한 혈관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원인 논쟁보다, 가족력이 있거나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미루지 말고 뇌 MRI나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그 계기가 되면 충분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DMUGKgUnIE